표영국 보령경찰서 경무계장
[시] 벌 초왜에엥 왱~왱
천년의 잠을 깨는 4행정 기계음
논배미 산등성이
여름 매 무성했던 잡초들이
정갈한 손놀림에
잘근 잘근 맥을 놓는다.
땅깨비.메뚜기,사마귀
6.25 전란 맞은 피난 길
놀란 날개짓하며
드높은 파란 하늘
날 닿은 잔돌처럼
잽싸게 튀어 오른다.
후덜덜 덜덜
땀방울 송송
예초기 잡은 손 떨려올 무렵
바리깡 댄 중학생 이부머리마냥
아직은 떫은 밤송이 닮은
푸르른 봉분이
환한 미소로 반긴다.
고르게 잘린 잔디 위
포. 과일 술잔 올리고
쭉~늘어선 사촌. 팔촌
촌수를 셀수 없는 친척들까지
몇 대인지 알 수 없는 조상님들께
공손하게 두 손 모아 큰 절을 한다.
음복하며 도란도란
소식을 묻고
납골당.수목장 이견이 분분
튀는 돌에 상처나고
어깨는 아파와도
뒤돌아 올려보면 개운한 마음
이제사 미뤄둔 숙제를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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