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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海水에 어민들 “다 키운 해산물 죽을라”
뜨거운 海水에 어민들 “다 키운 해산물 죽을라”
  • 양창용
  • 승인 2023.08.14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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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포커스] 고수온에 강한 바지락을 태안 황도 양식장에서 찾아내, 어민들 소득증대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

 

최근 폭염이 계속되면서 바다 생태계까지 위협받고 있어 어민들의 염려가 크다.

바다 수온이 오를 때마다 기후변화에 민감한 바지락 폐사가 잇따르는데 올해처럼 폭염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됐던 지난 2019년, 바다 수온이 30도를 넘으면서 충남 지역에서만 바지락 수만 톤이 폐사했다.

여름철 고수온기 충남도내 바지락 폐사 발생률은 ▲2012년 태안 곰섬 17% ▲2013년 태안 황도 77.8% ▲2016년 태안 소근 39.8% ▲2016년 태안 의항2리 27.4% ▲2019년 서산 웅도·오지·팔봉 21.6% ▲2019년 태안 도성·활곡 34% ▲2019년 황도 31.8%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지구 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점을 갈아치우며 해수 온도도 덩달아 상승, 어장 환경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불볕더위 피해가 육지뿐만 아니라 바다까지 확산하고 있는데 평균 28℃를 웃도는 수온 탓에 연안 양식장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서해와 남해 4개 만(灣)에 ‘고수온 경보’가 내려졌다.

이보다 앞서 28일에는 전국 17개 해역에 ‘고수온 주의보’를 발령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일부 지역 고수온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다.

위기경보 심각 단계는 고수온 주의보가 15개 해역 이상일 때, 고수온 경보가 8개 해역 이상일 때 발령한다. 고수온 특보 기간 중 수산생물 피해가 발생했을 때도 심각 단계로 판단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집중호우가 끝난 최근 며칠간 전국적인 불볕더위로 연안 수온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1일 기준 충청남도 천수만은 28℃를 웃도는 수온이 4일째 지속해 고수온 경보 상태가 됐다.

여름철 고수온 현상이 장기화하면 양식장 내 용존산소 농도가 낮아지게 된다. 용존산소 부족은 수산물 생체 내 대사와 면역력을 약하게 만든다. 이는 질병 발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집단 폐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

고수온에 따른 양식장 피해는 해마다 반복하고 있다. 전국 양식장에서 2018년 604억원, 2021년 294억원의 피해를 본 적 있다.

이와 관련 고수온에 강한 바지락을 태안 황도 양식장에서 찾아내 어민들 소득증대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도 수산자원연구소(소장 전병두, 연구소)에 따르면 기온이 30℃일 때 갯벌 온도는 37∼39℃까지 상승하고, 바닷물 온도가 바지락 생존 한계치인 30℃를 넘으면 폐사가 급격하게 증가하게 된다.

충남 서해의 8월 평균 수온은 ▲2007년 22.4℃ ▲2012년 27.2℃ ▲2018년 23.1℃ ▲2022년 23.5℃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고수온 내성 선별과 세대 관리를 통한 품종 개량을 추진 중진 중인 연구소가 태안 황도 양식장 바지락이 고수온에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실제로 황도 양식장 바지락은 고수온 저항 유전자 발현량이 일반 바지락에 비해 4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과 2019년 두 차례 대량 폐사가 발생하며 고수온에 강한 유전자를 가진 바지락이 살아남아 번식했기 때문으로 연구소는 추측하고 있다.

연구소는 올해 상반기 황도 바지락 100㎏(7000패 안팎)을 확보, 유전자 검사를 통해 고수온에 더 강한 500패를 추려냈다.

앞으로는 이 500패를 양친 교배시켜 2세대 바지락을 생산하고, 유전자 검사를 통한 고수온 우성 바지락 육종과 선별을 반복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또 총 5차례 육종과 선별 과정을 거쳐 고수온 저항성이 강한 종패를 생산, 어촌계 등에 보급할 계획이다.

전병두 소장은 “여름철 고수온은 바지락 폐사의 주요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따라 고수온이 더 잦아지면 바지락 대량 폐사 피해도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유전자 분석 기법을 이용한 새로운 육종을 통해 바지락을 변화된 환경에 적응 가능한 품종으로 개량,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공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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