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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한 착각
고상한 착각
  • 양창용
  • 승인 2023.06.01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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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나이 또래를 쳐다보면서 난 저렇게 늙진 않았겠지, 하고 생각해 본 적 있습니까?

 

어느날 이빨 치료를 위해, 치과병원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며 응접실에 앉아 있었다.

주위를 살펴보니

벽에 걸려있는 의사의

치과대학 졸업장 패가 있었는데, 그 패에

적혀 있는 의사의 이름이 왠지,

낯설지가 않았다.

 

갑자기 약 50여년전 고등학교 시절 나와 같은 반이었던 똑 같은 이름의 친구가 생각났기 때문

이였습니다.

 

키 크고 멋지게 잘 생겼던 그 소년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이 사람이 그 당시에 내가 멋있다고 좋아했던 그 친구인가 하고 곰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치과의사

를 본 순간 그런 생각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대머리에다, 회색 머리에 주름살이 깊게 나 있는 이 사람이,

내 동급생이기엔

너무 늙어 보였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검진이 끝난 후 나는 그에게 물었습니다.

혹시 XY고등학교에 다니지 않았습니까

치과의사는 활짝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네! 다녔습니다. 그때

참 재미있었고, 우쭐대며 다녔지요.

내가 다시 물었습니다.

언제 졸업했습니까?

1965년, 그런데 왜 그러시죠?

하고 그가반문

했습니다.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내가 맞짱구를 쳤습니다.  

"그럼 우리 반이었네~!" 

 

그러자, 대머리에다 주름살이 가득하고 늙어 빠진, 회색 머리의 그가 나를 자세히 바라보더니 물었습니다.

"잘 생각이 안 납니다만~,

혹시 그 때 어떤 과목을 가르치셨는지요?"  ⚡⚡띠~잉~~

 

우리는 누구나,

본인은 안 늙어가는 것으로 착각하면서 살아갑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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