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영국 보령경찰서 미산파출소장
인생 친구
시/표영국
음양의 기운이
공존하는
깊어가는
이 가을 날
친구와 마주앉아
술잔을
기울이다
벽 거울에 비친
중년의 남자가
왠지 낯설다.
불혹을 훌쩍 넘기고
지천명을 지나
이순을 향해가는
반백의 세월 앞에
주름진 얼굴
서로가 낯선
친구 둘이 마주앉아
어색한 술잔을 건넨다.
맑은 유리잔에
우정을 따르고
추억을 안주삼아
이제 또 보내야 할
이 가을을
단숨에 삼켜버린다.
한잔 또 한잔
늘어가는 술잔에
얼큰하게 취해 저문 달
모두 떠나 간
황량한 이 가을 날
술잔을 기울일
친구가 있다.
참 기분 좋다.
인생 참 잘 살았다.
다시 올
그 가을 날에도
친구와 함께
술잔을 들어
만추의 둥근 달을
조롱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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