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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앞 주민들, 전기료 무서워
송전탑 앞 주민들, 전기료 무서워
  • 양창용
  • 승인 2023.03.30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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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협회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협의회장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협의회장

 

충남지역은 전국 최대 석탄화력발전소 집적지로 전국 58기 중 29기가 입지해 있어 가장 많은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은 화력발전소 소재지 인근 주민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송전선로, 생활권 내 대형 송전탑 등으로 수십 년간 신체·정신적 피해를 감내해야 했다.

이처럼 환경피해를 겪는 주민들에게는 가장 큰 고통은 전기료 및 난방비 인상이다. 한겨울 한파에도 농어촌지역 주민들이 난방도 제대로 못하고 열악하고 춥게 생활하는 이유는 난방비 때문인데 경로당에서나마 추위를 피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것이다.

농촌 어르신들은 꺾일 줄 모르고 치솟는 난방비가 많이 나올까 걱정돼 전기장판도 온도를 약하게 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농어촌 전기료 역시 최고 인상폭을 기록하며 크게 오르고 있어 우려된다.

취약계층의 난방비 일부를 지원하는 에너지 바우처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사각지대가 적지 않은데다, 올해 지원금은 1인 세대 기준 5,600원 오르는데 그쳤다.

이에 에너지 바우처 지원금액을 정액으로 하는 게 아니라, 등유를 100리터 주는 등 금액이 오르는 것과 상관없이 지원하는 제도도 요구되고 있다.

당국은 지원금을 추가 확대할 방침이지만, 한시적 대책에 불과해 지역 취약계층들에게 지난 겨울은 유난히 더 힘들었으며 앞으로는 여름 무더위가 걱정이다.

한편,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안’이 최근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됐다.

특별법안은 지역별로 전기 요금을 달리 정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는데 충남의 숙원 중 하나로 도는 2014년부터 이 요금제 도입을 주장해 왔다.

특별법이 시행되면 발전소가 많은 지역은 전기료 혜택을 기본으로 기업 유치 등 지역균형발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충남이 특별법 도입과 시행을 숙원으로 꼽아온 이유는 장기간 누적된 피해 상황과 달리 지역에 돌아온 혜택은 전무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도는 그간 주장해 온 화력발전소 집적에 따른 사회적비용 충당과 송전거리에 따른 ‘지역 거리 차등제’ 세부방안을 마련해 산자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특별법은 내년 4월 시행될 예정인데 도는 2014년부터 사회적 비용이 반영된 ‘공정한 전기 요금제’ 개편을 추진해 왔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공정한 전기요금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과거 화력발전·원자력발전 중심의 집중형 발전 정책이 지역 간 전력생산과 소비 양극화를 조장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충남 생산 전력의 53%는 타 지역으로 송전하고 있다. 대규모 전력 생산 지역에 특별한 희생만이 강요돼왔기에 앞으로는 전기요금제도 공정하게 개혁해야 마땅하다.

지역별 전력 자급률에 따라 서로 다른 전기 요금체계를 적용한다면 전력의 과다 사용을 억제하고 각 지방정부의 에너지자립도 제고 노력을 유도하는 효과도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산자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전기공급약관’을 개정할 때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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