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영국 홍성경찰서 정보과장

11월의 풍경
시/표영국
사그락 사그락
아침을
밟고가는 소리
옷깃을 세우고
잔뜩 움크린
사람들 뒤로
하얀 비닐을
칭칭 감은
나락들이
미이라처럼
서 있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이별이
고양이 발자국처럼
은밀하게 다가와
귓가에 속삭이자
상처받은 나무는
노랗게 말라버린
아쉬움들을
허공에 흩뿌리고
삼켜버릴 것 같은
하얀 어둠을
아침 해가 점령하듯
바삐 다가 온
겨울이
영근 가을을
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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