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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자녀와 “세대차이”, 상속재산에 대한 걱정
MZ자녀와 “세대차이”, 상속재산에 대한 걱정
  • 양창용
  • 승인 2022.06.30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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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선 법무법인 광장고문 (전 관세청장)
윤영선 전,관세청장
윤영선 전,관세청장

 

세계적으로 인구학자, 사회학자들이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특정세대의 명칭을 붙인다.

인구출생 동향, 세계적인 대형사건, 문화적 사회적 동향 등 세대별 공통점이 기준이다.

고령화시대 중심세대인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한국과 서구국가는 기준이 약간 다르다.

한국의 경우 6.25 전쟁이후인 1955년부터 1964년까지 출생한 인구를 1차 베이비부머 세대, 1965년부터 1974년까지 출생한 인구를 2차 베이비부머 세대라고 부른다. 1971년. 1972년 출생인원이 역대 최대인 100만 명 이상 태어난 세대로서 최근에 학자들이 베이비부터 세대 개념을 확장하였다. 미국 등 서구국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6년부터 1964년까지 출생한 세대를 베이비부머 세대라고 부른다.

인구학자들은 60년대와 70년대 출생인구를 X세대, 80년대와 90년 중반 이전에 출생한 인구를 M세대(밀레니움 세대), 90년대 중반 이후 2000년대 초반 출생 인구를 Z세대라고 부른다.

2000년 중반이후 출생한 세대는 명칭이 아직 없다.

현재 우리의 청년세대는 연령기준 20대, 30대로서 MZ세대가 이에 해당한다.

MZ세대는 아버지세대인 기성세대와는 문화적, 사회적, 정서적으로 매우 다르다.

인류의 발전과정에서 공동체에 대한 개인의 역할은 최근 크게 변했다. 수천 년 동안 내려온 농경사회, 제조업 기반으로 발전한 산업사회는 공동체와 조화를 이루는 전체속의 개인의 역할, 즉 구성원 상호간 협동과 배려를 기본으로 하는 ‘공동체 속의 개인’을 강조해왔다.

반면, 80년대 이후 출생한 MZ세대는 개인 자유의 중요성을 극도로 강조하고 공동체의 간섭과 제약을 거부한다. 인터넷기반 세대는 이기주의와 자기중심주의 성향이 상당히 높은 ‘공동체와 독립된 개인주의’ 세대이다.

부모세대들은 MZ세대들에 익숙한 Wi-Fi, 3G, 5G, WiBro, LTE 용어의 개념들도 정확하게 모르고,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경제생활, 사회생활 적응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여가 보내기와 취미생활도 인터넷 게임 등 직접 대면접촉이 아닌 가상공간을 통해서 즐기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부모세대와 시간보내기 방식이 다르다.

출생당시부터 IT기술 환경 속에서 체화되어 살고 있는 MZ세대들과 부모세대 사이에 긴장과 갈등은 필연적일 부 밖에 없다.

한자 세대(世代)의 뜻은 세(世)와 대(代)의 합성어이다. 세(世)는 조상을 기준으로 아래 자손을 계산할 때 사용된다. 대(代)는 자손이 조상을 부를 때 사용한다. 내가 고조할아버지를 4대 할아버지라고 부르고, 고조할아버지는 나를 5세손이라고 부른다. 서양에서도 왕실, 귀족의 경우 아들은 2세, 손자는 3세라고 칭한다.

부모세대는 오랫동안 내려온 전통 가족문화와 예의질서가 MZ자녀 시대에 단절되어 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전통 가족문화에서 부모는 자녀에게 무한사랑을 주고, 자녀는 효도라는 마음을 통해 보상해 왔다. 부모가 생각하는 효도의 첫 번째 요구는 “장성한 자녀가 결혼을 통해 독립된 세대(世帶)를 구성하고, 손자손녀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이다.”

그런데 MZ세대의 결혼관, 자녀관이 부모의 기대를 무참히 저버리고 있다. 최근 3포 세대라는 용어는 진부해 졌고, 결혼한 경우에도 한 자녀 또는 무자녀로 인해 ‘세대단절’이 부모세대의 가장 큰 걱정이다.

현재 한국 남성의 평균 결혼연령이 35세(여성은 32세)이고, 평생 결혼하지 아니하고 독신으로 살아가는 남성이 곧 20%에 이르고, 수년 내에 3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 각국의 인구학자들의 가장 큰 관심대상은 초(超) 저출산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연구하는 것이라고 한다.

전통 유교문화권의 영향을 받고 성장한 60대 이상 연령층은 자손들이 대(代)를 계승하는 것이 돌아가신 조상에 대한 책임감과 효도라는 생각이 무의식 속에 깊이 남아있다.

생물학자에 의하면 모든 생명체의 기본 속성은 자기의 유전자를 닳은 자손을 복제하여 후세에 전달하는 것이다. 생명체의 속성인 DNA 유전자가 유전자의 존속을 위해서 복제하는 과정이 자손 출생의 법칙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 MZ 세대들의 비혼, 만혼, 저출산은 국가적으로는 암울한 미래문제이고, 가족 내부로는 ‘세대단절’의 심각한 걱정거리이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현업에서 은퇴하고 고령화되면서 상속세, 증여세를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상속세는 부모기준으로 ‘사망세’, 받는 자손 기준으로 ‘유산세’라고 부른다.

평생을 바쳐서 이룩한 유형, 무형의 재산을 비혼, 무자녀 또는 한 자녀를 가진 자녀들에게 상속하는 것에 대해 걱정이 많다. 부모의 유산을 공짜로 상속받은 MZ세대들이 부모의 유산을 잘 관리할 지에 대해서도 걱정이다. 공짜로 얻는 재화에 대해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연구한 행동경제학 논문들이 매우 많다. 예시로 비싼 음악회 티켓을 갖고 있는 사람이 공연이 있는 날 날씨가 안 좋은 경우 자기 돈으로 표를 구매한 사람은 대다수 공연장에 가지만, 공짜로 표를 선물 받은 사람은 공연장에 안 가는 경우가 매우 높다. 돈의 가치에 대한 효용수준이 땀 흘려 저축한 경우와 부모의 사망으로 거저 획득하는 경우 돈에 대한 효용은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람의 심리는 공짜로 얻은 것은 덜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부모의 기대와 전통가치를 심각하게 거부하는 MZ자녀에 대하여 전통사회의 부모세대와 같이 맹목적으로 재산을 상속시키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새롭게 고민해 볼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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