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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해경, MZ세대와 인사혁신 역발상 토론회 개최
보령해경, MZ세대와 인사혁신 역발상 토론회 개최
  • 문상준 취재본부장
  • 승인 2021.12.21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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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환보직이라는 괴물을 잡아라, 기존의 틀을 깨는 역발상 의견 난상토론

보령해양경찰서(서장 하태영)는 現 인사시스템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방안을 찾고자 MZ세대 경찰관들과 인사혁신 역발상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21일 밝혔다.

경비함정에 근무중인 은 순경은“순환근무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제도가 아닌 다분야의 아마추어를 양성할 뿐이다”라며 순환근무의 제도적 한계와 문제점에 대한 화두를 제시했다.

▼ 잦은 인사발령으로 낮아지는 전문성,“순환보직이라는 괴물을 잡아라”

현 보령해경의 인사시스템은 경찰서·경비함정·파출소의 근무자가 1~2년만에 인사발령으로 부서를 이동하는 순환보직을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순환근무제도가 업무능력을 하향시켜 전문성을 떨어트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0년 한국행정연구원에서 공무원 4,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무원 전문성 향상 저해요인에 대한 조사에서‘순환보직으로 인한 잦은 인사이동’을 1위로 뽑을 만큼 순환보직의 문제점은 이미 거론되고 있다.

▼ 다수 직원이 선호한다고 올바른 인사인가? 형평성 중심에서 전문성 중심으로

직원들의 행정 편의와 불만을 줄이기 위해 편한 부서, 급여가 높은 부서를 모든 직원들이 공평하게 돌아가면서 근무하는 것을 바람직한 인사발령 이라고 볼 수 있는가?‘본질’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국민들은 근무경력이 짧다고 처음해보는 업무라는 이유로 미숙한 해양경찰관을 용납하지 않는다. 망설이고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은 더 이상 해양경찰을 믿고 의지할 수 없을 것이다.

파출소에 근무중인 김 순경은 “입사한지 2년이 되었는데 경비함정 1년과 파출소를 1년씩 근무했다. 1년이란 시간은 하나의 업무를 제대로 숙지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인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형평성 중심의‘단기근무’방식이 아닌 전문성 중심의‘장기근무’방식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한 분야에 장기간 근무하며 지식과 경험을 겸비한 진정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인사발령마다 부서원의 절반 이상이 변경, 70~80%는 잔류해야

경찰서 근무중인 김 경장은“지난 보령해경 정기인사발령에서 파출소는 평균 45%의 직원이, 경비함정의 경우 약 50%의 직원이 근무지가 변경되었고 특히 경찰서 한 부서는 정원 11명중 9명이 대거 교체되었다”며 대규모 인사의 문제점을 제시했다.

원활한 인수인계와 업무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부서원의 절반 이상이 바뀌는 대규모 인사발령이 아닌 기존 근무자의 70~80%를 필수요원으로 잔류시키는 소규모 인사발령이 되어야 한다.

▼ 특정 부서만 선호하는‘기울어진 운동장’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인사담당자인 박 경사는“그렇다면 누군가는 끊임없이 희생해야 하는 것인가?”장기근무를 강요하면 직원들의 불만을 계속될 것이고 형평성 측면에서 분명한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탓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방안으로『근무 인센티브 제공』,『근무분위기 변화』,『제도적인 개선』등을 제시했다.

첫 번째 승진·특별승급·포상 등의 일정 비율을 경찰서에 부여해 더 많이 고생한 만큼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사기진작을 도모한다.

두 번째는 근무분위기를 바꾸는 것이다. 자신이 일하는 부서가 일은 많고 급여가 적다는 이유로 불만 섞인 태도로 근무하는 것이 아닌 함께 일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출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사제도에 대한 개선이다. 해양경찰청에서는 경찰서 근무자에 가점을 부여하고 특정계급 이상은 승진 시 경찰서 근무경력을 필수로 반영하는 등 제도적인 측면의 개선을 고려중이다.

▼ 개인의 의지나 열정이 아닌, 평범한 직원이 전문가가 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

해군부사관 출신의 김 순경은“군 시절 전기 직별로 복무하는 6년간 전기관련 업무만 담당하면서 이 분야 만큼은 내가 전문가라고 자부하였으나 해경에서는 다양한 업무와 잦은 발령으로 뚜렷한 전문성을 갖지 못했다”라며 장기근무 필요성에 대해 제시했다.

특별한 재능이나 관련 지식이 없는 아주 평범한 직원이 특정업무를 반복 숙달, 경험하며 자동적으로 전문가가 될 수밖에 없는 전문성 위주의 인사시스템 구축하기 위해서는 직별 세분화와 장기근무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방제과 근무중인 최 주무관은“방제과에서 6년째 근무중이지만 아직도 전문성이 부족하다 생각한다. 단순 장기근무가 아닌 직별의 세분화도 필요하다”며 직별 세분화에 대한 의견을 보탰다.

▼ 순환근무과 장기근무의 장점을 모두 살린 혁신적인 인사제도는 없는가?

순환보직과 장기근무, 흑백 논리의 양자택일이 최선일 것인가? 오천파출소 유 경장은 단기근무와 장기근무의 정형화된 인사제도가 아닌 두 제도의 장점을 부각시킨 새로운 인사제도 방안에 대해 제시했다.

5년 미만의 초임경찰관에게는 다양한 부서에 근무하며 여러 경험이 가능한 순환근무를 도입해 적성에 맞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업무를 발굴하고, 5년차 이상의 숙련된 경찰관은 직별을 선택해 이후부터는 장기근무 체계를 도입해 각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방안이다.

이 밖에도 인사발령 전 근무 非희망지 조사를 통해 개인별 기피부서 인사발령 지양하는 방법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하태영 서장은“MZ세대와 난상토론을 통해 형평성보다는 전문성 중심으로, 단기근무보다는 장기근무로 인사 틀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라며, “아주 평범한 직원이 전문가가 될 수밖에 없는 인사경로와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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