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09:04 (목)
지방자치단체의 문화관광산업은 재걸음
지방자치단체의 문화관광산업은 재걸음
  • 양창용
  • 승인 2019.03.21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령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표위원장
보령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표위원장
보령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표위원장

1995년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가 시작되어 2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있다.지금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문화자원을 문화관광산업으로 발전시켜 지방자치단체의 수익상품으로 활용하고자 나름의 노력을 하여 왔다. 문화관광산업은 공해가 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개발방식에 따라 고용증대와 소득향상 지방세수 증대 등의 경제적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다 보니 지방자치단체마다 문화관광산업을 통한 수익증대를 이루고자 경쟁적으로 많은 계획을 세우고 또 이를 현실화 해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실제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문화관광수익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는 지역의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잘 알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별도의 문화관광 사이트가 마련되어 있어 여행자들은 이들 홈페이지를 통하여 상세한 여행정보를 사전에 알 수가 있다. 또한, 해당 지역 홈페이지에 자료신청만 하면 무상으로 관광안내 책자와 지도도 미리 우편으로 받아 볼 수가 있을 정도이다.

본인은 카스에 “명성철의 동네 한바퀴”를 시작하면서“직접 가서 보고 느끼고 만지고 행하고 돌아와서는 이내 그리운 마음으로 글을 쓰자.” 나름대로 원칙을 세워놓고 근 10여년 동안 틈이 나는 대로 기행을 했는데 솔직히 가슴 벅찬 감동보다는 안타까움이 훨씬 더 많았다. 자연 그대로의 정취에서 더 많은 감동을 하였을 뿐 오히려 지방자치단체에서 인위적으로 이끌어 낸 곳에서는 실망만 안고 돌아온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행을 하며 실망스러웠던 점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억지관광을 유도하는 곳 또한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안내책자를 따라 가보면 그다지 특이할 만한 곳도 아닌 곳을 과대 포장해 선전해 놓은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단기성 축제와 같은 인위적인 수익성에만 의존하는 관광산업을 꾀하다 보니, 실제 잘 보존하고 잘 관리해야 할 문화재자료나 기념물은 아예 뒷전으로 밀려나 겨우 구색이나 맞추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이해관계가 있는 문제라 일일이 어디라고 열거할 수는 없으나, 버젓이 지방기념물 제 몇 호라고 지정해 놓고는 쓰레기더미 속에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비석 하나 달랑 있지를 않나, 지방기념물로 지정된 곳이 놀이터로 사용하고 있지를 않나, 관리부재중(管理不在中)인 역사유적지 주변 곳곳에 널브러진 개뼈다귀들을 보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 아닐 수 없다.

근 10년에 걸쳐 보령지역의 마을을 시작으로 섬, 포구(浦口), 만(灣), 반도(半島)와 주변의 시와 읍을 기행을 하면서 몇 가지 “지방자치단체의 문화관광산업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어야 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첫째, 가능하면 사계절 문화관광산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규모 관광지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좋으나 단기간에 관광인구가 몰렸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단기성 관광산업은 될 수 있으면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둘째, 드라마 촬영지나 세트장을 유치하는 인위적 관광산업도 좋지만 해당 지역의 기존 문화재자료나 기념물, 유적지 등을 철저히 관리 보존하는 문화관광산업에도 깊은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셋째, 설계 때부터 지역의 역사와 정취에 맞는 친환경 건축물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멘트 재료로 기념물을 복원하고 신축하는 그런 천편일률적인 건축방식에서 이제는 탈피하여야 할 것이다. 지역고유의 주체성을 고수하여 문화와 관련된 건물 하나를 짓더라도 먼 훗날 문화재적 가치를 지닐 수 있는 특색을 살린 건축물이어야 하겠다.

넷째,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게 하는 정적인 문화관광산업에서 탈피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직접 와서 보고 느끼고 만지고 행하게 함으로서 이내 돌아가서는 해당지역 문화관광 홍보도 겸할 수 있게 하는 동적인 문화관광산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지역의 특정이벤트가 중심이 되어 개별화되어 있는 관광산업까지 같이 이어주는 테마관광산업이 절실하다 하겠다. 이른바 오거리(볼거리, 살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잘거리)를 만족하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단지 거쳐 가는 것이 아니라 머무는 관광으로 여행자의 재방문 또는 체류기간의 연장을 유도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관광산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문화산업이 곧 관광산업이란 그릇된 관념도 버려야 한다. 지역에서 개최되는 축제나 이벤트는 해당 지역의 문화적 배경과 특성을 고려한 개성 있는 주제로 이루어져야 한다. 획일화되어 가는 지역 축제나 이벤트 성의 졸속행사보다는 오랜 시간 연구와 조사를 바탕으로 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관광이 함께 어우러진 산업이 되어야 한다.

미처 찾아내지 못한 독특한 문화적 잠재력을 발굴해야 하고 이를 재창조하여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먼저 있어야 하겠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익사업에만 의존하려는 겉치레 문화관광산업에서 탈피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이 선대가 물려 준 풍성한 문화관광을 길이길이 만끽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명 성 철 전,충남도의원

보령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표위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