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서각(書刻)
[詩] /서각(書刻)
  • 양창용
  • 승인 2018.12.0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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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경찰서 경무과장 표영국
서천경찰서 경무과장 표영국
서천경찰서 경무과장 표영국

서각(書刻)

 

뚝!

잘라진 몸뚱아리

살포시 안아

작업대 위에

반듯이 뉘인다.

 

떨리는 손길로

하나, 둘

검은 옷 벗기니

뽀얗게 드러난 속살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숨죽인 고요함

무아의 경지를

깨뜨리는

예리한 칼에 의한

신음 소리

 

사각! 사각!

 

칼이 춤 출 때마다

심장 깊숙이 파고드는

짙은 나무 향내에

전의는 더욱 더

불타오르고

잘려나간 살점들이

켜켜이 쌓이면

삼차원의 형상이

조금씩 조금씩

윤곽을 드러낸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뼈를 깎는 고통을

참아 낸 보상인 듯

구석 구석

고운 손길로

어루만지면

 

마침 내

죽은 나무는

온전한

새 생명을 잉태하였다.

표영국 서각작품
표영국 서각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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