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보고픈 우리 엄마
[詩] 보고픈 우리 엄마
  • 양창용
  • 승인 2018.01.10 20:0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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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경찰서 경무계장 표영국

보령경찰서 경무계장 표영국
보령경찰서 경무계장 표영국

보고픈 우리 엄마

춥고 배곯았던

고난의 시절

맏딸로 태어나

물지게 이고지고

허드렛일 도맡은

살림꾼 우리 엄마

 

동지섣달 기나긴 밤

서걱 서걱 얼음물

한바가지 들이키고

쓰라린 속 참아내며

꿈길을 돌아눕던

배고픈 우리 엄마

 

가난에 겨워

학교 앞 서성이던

댕기머리 풋소녀가

중매쟁이 입놀림에

보따리 달랑 시집 온

까막눈 우리 엄마

 

몸빼바지

풀렁대며

고구마 푸대

물미역 다라

떡 좌판가리지 않고

십리길 도 마다않던

장돌뱅이 선머슴된

억척스런 우리 엄마

 

쉰 새벽 선잠으로

허겁지겁 만들은 떡

지고이고 내다팔아

배고픔은 면했지만

소녀얼굴 간데없고

잔주름만 덕지덕지

늙어빠진 우리 엄마

 

자식 여럿 키웠더니

저 잘나서 집나가고

구석진 가게 방 안

외로움 반 무서움 반

뜬 눈으로 지샌 나날

멍울 되어 떠나셨네.

 

한 많은 인생살이

허무하고 고달 퍼라

6.25때 잃은 사랑

저승가도 못 만나고

홀로 누 운 모란공원

그 리 움만 사무치네.

 

지나간 기억들은

새하얀 광목천에

얼룩처럼 남아있고,

시퍼런 겨울 밤

꿈에서라도

몸빼바지

넉넉한 엄마 품에

안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