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경찰서 경무계장 표영국
보고픈 우리 엄마
춥고 배곯았던
고난의 시절
맏딸로 태어나
물지게 이고지고
허드렛일 도맡은
살림꾼 우리 엄마
동지섣달 기나긴 밤
서걱 서걱 얼음물
한바가지 들이키고
쓰라린 속 참아내며
꿈길을 돌아눕던
배고픈 우리 엄마
가난에 겨워
학교 앞 서성이던
댕기머리 풋소녀가
중매쟁이 입놀림에
보따리 달랑 시집 온
까막눈 우리 엄마
몸빼바지
풀렁대며
고구마 푸대
물미역 다라
떡 좌판가리지 않고
십리길 도 마다않던
장돌뱅이 선머슴된
억척스런 우리 엄마
쉰 새벽 선잠으로
허겁지겁 만들은 떡
지고이고 내다팔아
배고픔은 면했지만
소녀얼굴 간데없고
잔주름만 덕지덕지
늙어빠진 우리 엄마
자식 여럿 키웠더니
저 잘나서 집나가고
구석진 가게 방 안
외로움 반 무서움 반
뜬 눈으로 지샌 나날
멍울 되어 떠나셨네.
한 많은 인생살이
허무하고 고달 퍼라
6.25때 잃은 사랑
저승가도 못 만나고
홀로 누 운 모란공원
그 리 움만 사무치네.
지나간 기억들은
새하얀 광목천에
얼룩처럼 남아있고,
시퍼런 겨울 밤
꿈에서라도
몸빼바지
넉넉한 엄마 품에
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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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용국 경감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