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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지사의 임기말 ‘묻지마 인사’가 도를 넘었다
안 지사의 임기말 ‘묻지마 인사’가 도를 넘었다
  • 양창용
  • 승인 2018.01.1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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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지사가 임기를 불과 5개월 남겨두고 윤원철씨를 정무부지사로 내정한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

윤 씨는 2009년과 2010년 두차례에 걸처 정치자금 및 알선수죄 혐의로 수감된 전력이 있다. 이런 사람을, 윤씨의 지인이 밝힌 것처럼 “파렴치한 범죄 행위로 구속된 것이 아니고 흔한 말로 의리를 지키기 위해 희생했다는 분위기가 전반적인 상황”이라 설명하면서 충남도 정무부지사의 중책을 맡기려는 의도를 납득할 수 없다.

의리란 조폭세계에서나 통용되는 말이다. 정치권을 비롯해 공직사회에서는 오히려 추방해야 할 사고방식이다. 공직사회에 있는 사람들이 의리를 앞세워 서로 비리를 눈감아 주고, 보호해주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추방해야 할 대표적 적폐이다.

안희정 지사 본인도 2002년 대선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로 수감된 전력이 있다. 그때도 안 지사와 친노무현 인사들 주위에서는 안 지사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의리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짊어졌다는 찬사 아닌 찬사가 넘쳐났고, 이것이 안 지사의 정치적 재기의 발판이 되었다.

이번에 윤씨를 정무부지사로 내정한 것은 그때 자신의 사례를 그대로 반복함으로써 의리를 과시하려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그들은 의리를 지킨 충남도지사와 의리를 지킨 정무부지사가 함께 근무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을 자랑스러워할지 모르나 충남도민의 입장에서는 동일한 전과를 가진 지사와 부지사라는 점에서 부끄럽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지금 충남의 도정은 안 지사의 임기말을 맞아 온갖 병폐가 드러나고 있다. 사무관 승진을 앞둔 직원이 기간제 여직원을 지속적으로 성희롱했다는 불미스런 일에다, 통합된 공무원 노조를 탄압하는 행위가 예사로 자행되고 있다. 더구나 충남도정이 이렇게 난장판이 되고 있는데도 민주당 소속의 충남도지사 후보군들 어느 누구도 한 마디 비판조차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안 지사의 정치적 영향력이 두려워 숨을 죽이고 있지나 않은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6월의 지방선거에 승리하기만 하면 된다는 자세로 도대체 어떻게 충남도정을 수행하겠다는 것인지 걱정스럽다. 제2의 안희정 지사가 되어 조폭의 의리를 앞세우는 인사를 일삼고 공무원 노조를 탄압하는 일까지 이어가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충남인은 제2의 안희정 지사가 아니라 새로운 일꾼을 필요로 한다. 자치분권 시대에 걸맞게 충남은 충남의 일꾼이 필요한 것이다. 작금의 충남도정에 대해 비판 한 마디 못하는 민주당 소속의 정치인은 본인이 중앙정치의 하수인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해줄 뿐이며 충남이 또다시 중앙정치에 복속될 뿐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 불과하다.

안 지사가 충남을 자신의 정치적 발판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인다면, 비록 5개월 후에 현직을 떠난다 해도 조금이나마 충남에 대한 애정이 남았다면,지금이라도 윤원철씨의 내정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8년 1월 10일 충남도의원 김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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